님무용예술원 퍼포먼스 와인드 업 <Wind -up> > 공지사항

님무용예술원 퍼포먼스 와인드 업 <Wind -up>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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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이란 와선형의 비틀림 용수철로 와선이 촘촘하게 돌아가면서 탄성위치 에너지가 저장되는 스프링 장치를 말한다. 이것이 서서히 풀리면서 동력을 발생하는데, 태엽을 조이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을 필요로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태엽을 감아 즐거움을 주는 장치를 마주해보았을 것이다. 움직이는 장난감, 음악이 흐르는 오르골, 열었을 때 발레리나가 돌아가는 멜로디 박스와 같은 것들 말이다. 내가 힘을 주어 감은 태엽은 풀리면서 찰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수의 문화사업들은 상당한 수의 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보조사업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지는 공모지원사업이다. 각종 지역 재단의 공모와 심사를 통해 지급되는 보조금 지원은 행정에 더 많은 집중을 해야 단체의 역량과 책임감을 입증할 수 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조를 받지 못하면 문화예술을 펼치고자하는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는 현실이 있다. 마치 태엽을 누군가 감아주어야만 돌아가는 장난감처럼 우리는 외부의 동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이번 퍼포먼스의 제목 <Wind-up>은 태엽을 돌려 동력을 주는 뜻이기도 하지만 야구에서 투구준비 동작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공을 멀리 던지기 위해 준비하는 자세는 투수의 자체 동력으로 이루어진다. 님무용예술원은 외부의 동력을 기다리기 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에너지를 증폭시키려한다. 양 팔을 뒤로 넘겨 보다 위력적인 공을 준비하는 투구의 폼은 마치 우리가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이 순간과도 닮았다.

필승사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Wind-up>은 한국무용에 대한 대중의 사라져가는 관심을 되돌리고, 무대를 간절히 바라는 무용수들에 대한 열정에 태엽을 감아주고픈 마음에서 펼쳐진다. 한 명의 무용수는 제한된 공간에서 그만의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례적인 무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무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공간이 그를 제한할 수 없음을 춤사위로 풀어낸다. 쇼윈도 밖에서 관람하는 관객은 같은 높이의 시선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동작이 무엇을 시사 하는지 눈 여겨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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